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5일 사상 최대치의 하락 폭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403개, 코스닥시장에서 957개 종목이 무더기로 52주 신저가(종가 기준)를 썼다. 장중 52주 신저가를 찍은 상장사는 1437개로 1400개를 넘어서며 2022년 6월(1300여 개) 고금리 시기가 본격화한 이래 2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360개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844개)과 코스닥시장(1739개)에 상장된 2583개 종목 중 52%로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7%, 코스닥시장에서는 55%의 상장사가 52주 신저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중 52주 신저가를 쓴 상장사는 각각 432개, 1005개로 총 1437개다.
‘검은 금요일’이었던 2일 52주 신저가 종목은 431개였다. 코스피시장에서 107개, 코스닥시장에서는 324개로 올해 가장 많은 수치였으나 미국 경기 침체, 중동 전쟁, 인공지능(AI) 산업 둔화 우려 등이 심화되면서 5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3배가량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절반 이상의 상장사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만큼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상장사들이 속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특히 2차전지 종목이 무더기로 추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4.17%), POSCO홀딩스(005490)(11.78%), 삼성SDI(006400)(9.66%), LG화학(051910)(11.67%), 포스코퓨처엠(10.18%) 등이며 코스닥시장의 경우 에코프로비엠(247540)(11.30%), 에코프로(086520)(11.07%) 등이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 종목은 10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한 종목은 924개, 코스닥에서는 23개 종목이 오르고 1633개 종목이 하락했다. 전체 상장사 98.99%의 주가가 빠졌다. 주식시장이 개장한 이래 역대 가장 많은 상장사의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업종별로는 모든 부문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 정밀의 내림 폭이 11.85%로 가장 컸다. 기계(11.10%), 화학(10.67%), 섬유·의복(10.07%)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11.78%), LG화학(-11.67%), 기아(-10.08%) 등 시총 상위 종목도 빠짐없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네이버(NAVER)(8.93%), 카카오(8.22%), 플리토(16.33%), 셀바스AI(13.30%)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도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는 장중 13만 3900원까지 주가가 내리면서 52주 신고가(12만 82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