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구루(스승)’로 불리는 워런 버핏(93)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보유하고 있던 애플 주식 지분이 올해 들어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주식 대량 매도 영향으로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은 무려 2천769억 달러(377조원)로 늘었다.

버크셔는 3일(현지시간) 공개한 2분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842억 달러(약 115조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크셔가 작년 말 기준으로 보유했던 애플 지분이 1천743억 달러(약 237조원) 상당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개월 새 보유지분 가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버크셔는 앞서 지난 1분기 공시 때도 애플 지분 약 1억1천500만 주를 매각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대량 매도로 1분기 말 애플 지분가치는 1천354억 달러(약 184조원)로 줄었다.

버핏 버크셔 회장은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1분기 이뤄진 애플 주식 매각에 대해 세금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자본이득세율이 인상될 경우 올해 애플 지분을 매각하는 게 버크셔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버크셔가 2분기 들어서도 대량 주식 매도를 통해 애플 지분가치 보유분을 절반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버핏 회장의 앞선 해명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버핏은 주가가 미래 성장성에 의해 주로 좌우되는 기술주 투자에 소극적이었지만 예외적으로 애플에는 2016년부터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애플 주가는 2016년 이후 거의 10배 수준으로 올랐고, 애플 지분 가치는 작년 말 기준으로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투자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했다.

한편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은 1분기 말 1천890억 달러(257조원)에서 2분기 말 2천769억 달러(377조원)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지분을 대량 매각한 뒤 마땅한 신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버크셔는 최근 들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도 약 38억 달러어치 처분하기도 했다.

버크셔의 대규모 주식 매각 및 사상 최대 현금 보유 사실은 미국의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 가운데 드러난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미 노동부는 전날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천명 늘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돈 고용 증가세와 예상 밖 실업률 상승으로 미국 경기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식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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