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입구에 당당하게 “한국인·중국인 거절”이라는 문구를 건 도쿄 음식점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 전문가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24일 일본 현지 외신은 외국인 문제에 정통한 스기야마 다이스케 변호사를 인용해 “국적과 인종을 이유로 입점을 거부하는 것은 법적으로 따지면 차별이고 위법”이라고 전했다.
스기야마 변호사는 “지금까지도 입점을 거절한 보석점과 대중탕을 포함해 골프클럽 입회, 임대차 입거, 중고차 자료 요구 등을 거부한 기업에 대해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이 인정됐다”고 전했다.
손해배상의 근거는 일본이 비준한 ‘인종차별 철폐 조약’이다. 이에 따라 국적 및 인종을 이유로 입점을 거부하는 일은 “고의 혹은 과실에 의해 타인의 권리 또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된다.
가게 측은 “이전에 한국인 손님이 민폐가 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며 “일하면서 싫은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으니 중국인, 한국인은 거절하겠다”고 설명했으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온라인에서는 “점포 측도 고객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이런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는 등의 야유가 쇄도했다.
신주쿠구 총무부 총무과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는 ‘일본 외 출신자의 생명·신체·자유·명예·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가게의 게재문이 혐오 발언이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인종차별 철폐 조약”에 따른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지난 22일·23일에 구에서 직원이 (가게를) 방문했지만 기재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음식점에 취소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단 “강제적으로 삭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삭제할지 여부는 음식점 측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팬데믹이 끝나고 찾아온 역대급 엔저로 관광객이 과도하게 밀집되는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발생하자 최근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관광세를 부과하거나 술 판매를 금지하는 등 대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對馬)섬에 있는 와타즈미 신사 앞에 ‘한국인은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설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