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튜이트 돔 공공미술 프로젝트

신경미 ‘스프링 투 라이프’ 설치
스테인드글라스 모자이크화

오는 8월 개장하는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 홈구장 ‘인투이트 돔’에 한인 아티스트 신경미씨의 작품이 설치됐다.

그의 작품 ‘스프링 투 라이프’(Spring to Life)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잉글우드의 역사에 작고한 농구스타 제리 웨스트의 실루엣을 조화시킨 스테인드글라스 모자이크화이다. 3900 웨스트 센추리 블러버드 선상에서 볼 수 있는 세로 22.75 피트 가로 7.5 피트 크기의 대형 공공미술작품으로 건물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LA 스포츠 관광 명소가 된 ‘소파이 스타디엄’ 인근에 자리잡은 농구 전용 경기장인 인튜이트 돔은 일반 공개에 앞선 지난달 11일 지역 정신과 접근성을 기념하고자 실시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벽화와 디지털 아트 설치, 조형물 등 7개 작품을 설치한 이 프로젝트에 한인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비주얼 아티스트 신경미씨가 선정돼 작품 위촉을 받았다.

신경미 작가는 “오랫동안 잉글우드 커뮤니티의 휴식, 플레니, 커뮤니트 구축에 기여해온 농구를 통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센티넬라 스프링스’를 이야기하고 인튜이트 돔에서 이를 기념하고 싶었다”며 “제 작품 ‘스프링 투 라이프’가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이 작품의 영감이 된 센티넬라 스프링스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 캘리포니아 원주민 통바족과 그들이 경작하던 땅에 물을 공급해온 사우스 LA의 수원지였다. 신 작가는 “역사 연구를 하다가 몇 년 전 소책자에 있던 ‘센티넬라 스프링스’ 사진을 접했다.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역사이지만 상상을 해보니 통바족이 이 부지(Aguaje de la Centinela)에서 솟아오르는 샘물을 먹었고 식물과 동물이 자랐다. 초기 잉글우드 정착민들에게 스피리추얼 센터의 역할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스프링 투 라이프’는 지금은 사라진 ‘센티넬라 스프링스’를 신 작가 특유의 색감으로 묘사하고 그 위에 NBA 로고 모델인 농구 스타 제리 웨스트의 실루엣을 중첩시켜 새로운 경기장 부지에 내재된 인간 경험의 층위를 암시했다. 신 작가는 “제리 웨스트가 제 작품에 자신의 실루엣이 담겨있다는 걸 알고 오프닝에 오고 싶다고 했는데 전날 새벽 작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19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신경미 작가는 UC버클리에서 조각과 설치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식민지와 이민, 문화 교류 등 글로벌 컬처의 내러티브를 탐구하는 작가로 대규모 사진 콜라주 작업을 주로 한다. 문헌과 상상을 통해 글로벌 연계성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그는 현재 LA 크래프트 컨템포러리에서 개인전 ‘오리진 스토리즈’(Kyungmi Shin: Origin Stories)를 열고 있다.

버클리 미술관, 한국의 선재 미술관, LA 일미박물관, 토랜스 아트 뮤지엄 등에서 활발한 전시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수의 그랜트 수상자로 20개 이상의 공공미술작품을 완성했으며 2018년 할리웃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에 공공 비디오 조각을 설치했다.

인튜이트 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 신경미 작가를 포함해 찰스 게인즈, 리픽 아나돌, 글렌 카이노, 패트릭 마티네즈, 마이클 마센버그, 제니퍼 스타인캠프 작가가 참여했다.

한편, 인투이트 돔은 20억 달러를 들여 완공한 1만7,700석 규모의 실내 농구 경기장이다. 스티브 발머 구단주가 세계 최고의 첨단 시설로 팬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호언한 대로 경기장 내 LED 전광판을 360도로 설치한 헤일로 보드는 농구 경기, 콘서트 및 특별 이벤트에 활용돼 눈부신 장관을 선사한다. 2024년 NBA 농구시즌에 앞서 오는 8월15일 팝스타 브루노 마스 콘서트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미주 한국일보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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