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타머 정부, 첫발 뗐다… 보수에서 진보로 선회..

Britain's King Charles talks with Sir Keir Starmer during an audience at Buckingham Palace, where he invited the leader of the Labour Party to become Prime Minister and form a new government following the landslide General Election victory for the Labour Party, London, Britain, July 5, 2024. Yui Mok/POOL via REUTERS TPX IMAGES OF THE DAY

찰스 3세 알현으로 공식 임명…’국가 재건’ 취임 일성 후 내각 구성

나토에서 정상외교 시도…17일엔 킹스 스피치 통해 정부 청사진 공개

변화 요구 민심 부응 과제, 국제정세 혼란·극우 돌풍…안팎 과제 산적

영국 총선에서 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5일 취임 후 첫 연설에 나서고 내각을 구성하며 숨 가쁜 일정을 시작했다.

보수 집권당 심판론에 기댄 압도적 여론의 지지를 발판으로 국정의 키를 쥐게됐지만, 그만큼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며 집권 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여기에 대외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오전 보수당 리시 수낵 전 총리가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직후에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받으면서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이어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취임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며 “변화의 작업은 즉각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변화와 국가적 탈바꿈, 정치의 공공서비스로 복귀를 결연히 결정했다”며 “여러분이 자녀를 위해 더 나은 영국의 미래를 다시 믿을 때까지 정부는 매일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성장 둔화와 고물가, 공공서비스 위기 등 집권 보수당의 오랜 실정과 당내 분열에 실망한 민심을 반영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과 국가 재건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에 해결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한 부분은 모두 경제 성장 둔화와 재정 압박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선거 기간 공약한 부의 창출과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회복, 더 안전한 국경, 청정에너지 강화, 인프라 확충 등을 다시 열거하면서 영국을 재건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설 직후에는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겸 균형발전·주택 장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 등 제1야당 시절 노동당에서 구성한 예비내각 인사를 대거 그대로 기용해 안정적이고 즉각적인 업무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새 의회 공식 개원식과 국왕의 국정연설(킹스 스피치·King’s Speech)은 오는 17일 진행된다.

국왕의 연설은 정부가 작성하는 것으로, 이번 연설로 스타머 정부의 주요 정책 청사진과 입법 계획이 처음 공개된다.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은 그간 지지층 확대를 위해 중도화 전략을 써왔고 이번 총선에서 이 전략이 먹혔지만, 진보 정당으로서 선명성과 집권당이 됐다는 현실 사이에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도 잦아질 수 있다.

노동당이 총선 기간 인권침해 논란과 유럽인권재판소 충돌을 빚은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폐기를 선언하면서도 이민이 지나치게 많다는 여론을 수용해 국경안보본부를 신설, 국경을 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국제적으로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정세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시기에 중도우파 정부를 제치고 탄생한 중도좌파 정부라는 점에서 스타머 정부는 출발부터 부담을 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 결과는 영국에도 중대하며 전 세계에 울림을 줄 것”이라며 “많은 국가에서 우익 포퓰리스트들이 약진한 시기에 국제적인 중도좌파 정당으로 영국 정치가 되돌아갔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스타머 총리는 먼저 ‘미국통’ 데이비드 래미를 외무장관에,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내각에서부터 경력이 쌓인 존 힐리를 국방장관에 기용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가자지구 휴전 촉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곧장 정상외교 무대로 뛰어든다. 첫 무대는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다.

총선 정책공약집 대외정책 부분 맨 윗부분에 ‘나토 및 우리의 핵 억지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이라는 공약을 내건 스타머는 이번 회의에서 나토 동맹국과 협력 강화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우방인 미국의 오는 11월 대선도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첫 TV토론 이후 인지력 논란으로 거센 사퇴론에 휩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추가 하락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 미 대선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노동당 외교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래미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친분이 깊고, 스타머와 미국의 관계는 그리 깊지 않다”며 이를 스타머 정부가 처한 불확실성 요소로 꼽았다.

총선 공약으로 유럽과의 관계 재설정을 공언한 스타머는 오는 18일에는 윈스턴 처칠의 생가인 옥스퍼드셔 블렌하임궁에서 열리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고 유럽 주요 동맹국과 동맹 강화를 논의한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한인 집주인·세입자 연쇄 피살 ‘미스터리’

▶ 세입자 추정 61세 여성 목졸려 피살… 아들 체포 집주인과 세입자 관계로 추정되는 80대와 60대 한인 여성 2명이 같은 날 ...

이재명 “尹 복귀는 제2계엄 의미…韓·崔, 마은혁 미임명 책임 물어야”

“헌재, 위헌 행위에 대해 권한 행사해야”“尹 복귀시 국민 저항 어떻게 감당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법재판소를 향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

“그린카드도 소용없어”…트럼프 反이민정책에 영주권자도 좌불안석

단순음주운전 기록으로 영주권 포기 서류 강요 영주권자 겨냥한 추방 시도에 외국 여행 취소 사례 급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이 ...

 김효주, LPGA 포드 챔피언십 역전 우승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년 6개월의 침묵을 깨고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김효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

백악관, 트럼프의 ‘ 4월 2일 해방의 날’ 임박에 혼돈..

고위 관리들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혼란 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 다가오면서 백악관 내부가 혼란에 빠져 ...

엘에이시가 공중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진짜 이유는..

"엘에이시는 언제까지 시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외면할 것인가?" 엘에이의 공중화장실 부족 문제는 누구나 느끼는 불편이지만, 시는 여전히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

트럼프 “젤렌스키 광물협정 안맺으려 해…그러면 큰문제 생길것”

틱톡 '법적 매각 시한' 임박에 "잠재적 구매자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

이민우, PGA 투어 휴스턴오픈 우승…

교포 선수 이민우(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이민우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7천47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텍사스 ...

“트럼프, 관세율 인상 고려…전 세계에 20%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는 전방위적 상호관세 부과 시점인 4월2일(현지시간)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팀에서 관세율을 높이고 보다 광범위한 관세를 ...

생존율 ‘꼴찌’ 췌장암…더 늦기 전 알아야 할 ‘3대 증상’

황달, 허리·등 통증, 체중감소 땐 의심…췌장염·당뇨병은 췌장암 위험 5배↑ 정기검진 통한 조기발견이 최선의 전략… "금연·체중관리하면 예방에 도움" 지금은 고인이 된 ...

데이브 민 하원의원, 트럼프 사회보장 제도변경 조치.. “미끼와 전환 사기”

머스크의 '폰지 사기' 발언에 민주당 격분... 7천명 인력 감축과 사무소 폐쇄 추진 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 데이브 민(Dave Min)이 트럼프 행정부의 ...

“트럼프, 선거제도 전면 개편 행정명령 서명… ‘유권자 억압’ 논란”

"시민권 증명서 의무화·선거일 이후 우편투표 폐기... 민주당 '민주주의 위협'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

‘기자회견 앞둔’ 김수현, ‘굿데이’서 통편집

김수현, 뒷모습만 짧게 등장 배우 김수현이 '굿데이'에서 통편집됐다. [연관기사] 김수현, 내일 기자회견…故김새론 관련 입장 표명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방송된 MBC ...

“머스크의 권력남용에 분노한 시민들, 테슬라 제국에 선전포고”

"트럼프의 '황금 사도' 머스크, 정부 축소 앞장서자 시민들 지갑으로 응징 나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정부 기관을 ...

트럼프가 흔드는 경제 질서…‘안전자산’ 美 달러도 흔들?

1분기 블룸버그 달러지수 2017년 이후 최저 성적美 달러화 가치 엔화·유로화 등 대비 ↓“최후 안전자산이 반대 위치로” 평가일부 시세 되돌림 현상에 ...

평의 한달 넘긴 尹탄핵심판 최장기록…이르면 내달 3~4일 선고

변론종결 후 ‘마은혁 불임명’ 권한쟁의부터 한덕수 탄핵심판까지 마무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변론 종결 후 평의에 한 달 넘게 걸리면서 ...

‘불바다’고운사 목욕탕서 버틴 소방관 11명,동료들에 극적 구조

[고운사 고립 소방관 구출 작전 비하인드]콘크리트 목욕탕에 대피시킨 지휘관 기지방화복 하의·양말로 틈새 막고 2시간 버텨동료 구조팀 도착해 대원들 전원 극적 ...

LA서 내달 17일 취업박람회…취업비자 법률 상담도

4월 17일 UCLA 취업박람회 개최 주(駐)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LA무역관과 함께 오는 4월 17일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캘리포니아한국기업협회와 협업해 ...

대서양동맹 지고 태평양동맹 뜨나…미국, ‘중국 견제 포위망’ 구축

트럼프 행정부, 우크라전 종전 위해 러 접근…80년 유럽과 안보동맹 균열 태평양선 일본·필리핀·호주 등과 협력 강화…미국 국방 "이들과 억제력 구축" 세계정세가 ...

헌재 앞 탄핵 반대 철야집회 확대…찬성측 파면촉구 서명운동

찬성측 ‘72시간 온라인 긴급탄원’·반대측 31일부터 밤샘 집회 강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4월로 넘어간 가운데 탄핵 찬반 양측은 주말에도 세 ...

‘홍명보호 캡틴’ 손흥민 “6월 A매치에선 더 좋은 모습으로!”

SNS 통해 이달 A매치 2연전 소감 전해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6월에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9∼10차전 ...

피겨 차준환, 세계선수권대회 7위…밀라노 올림픽 티켓 1+1 획득

아이스댄스 임해나-권예 조, 최종 18위…올림픽 출전권 1장 확보 피겨 스케이팅 간판 차준환(23)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위에 오르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국가별 ...

BTS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유튜브 10억뷰

자체 통산 8번째 기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히트곡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 수 10억건을 돌파했다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30일(한국시간) 밝혔다 ...

8년만 귀환한 지드래곤에 3만 팬 환호… “오늘은 내가 제일 빛나”

29일 고양서 월드투어 ‘위버멘쉬’…히트곡 망라하며 열정적 무대 내년 빅뱅 20주년 무대 예고… “스무살 형제들과 성인식 해야죠” 강풍 탓 무대 보강으로 ...

위험한 권력의 유혹, 트럼프의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무한야망

라디오 서울 뉴스 데스크 컬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는 언제나 도발적이고 파격적이었습니다. 한 마디의 발언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미디어의 ...

“헌법? 그건 내게 장애물이 아니다” – 트럼프, 3선 도전 시사

"농담 아니다" 명백한 위헌 행위에 대한 도전장... 대통령직 승계 및 헌법 해석 논란 점화 [관련기사]위험한 권력의 유혹, 트럼프의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

LA강에 빠진 40대 여성 헬기로 극적 구조

로스앤젤레스(LA), 로스앤젤레스 LA강에서 40대 여성이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목숨을 건졌다. 30일(현지시간) 오전 9시 34분경 로스앤젤레스 센트럴시티이스트 지역 워싱턴 다리 인근에서 ...

[속보]미네소타 주택가에 소형 비행기 추락, 탑승자 전원 사망

브루클린파크/미네소타 (2025년 3월 30일) 미미네소타주 브루클린파크에서 소형 경비행기가 주택가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29일) 오후 12시 ...

누가 푸틴 암살 시도했나..,”모스크바서 리무진 폭발”

영국 언론 "푸틴 소유 추정 차량 폭발""테러일 경우 러시아 안보 크게 동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소유로 추정되는 리무진 차량이 ...

LA,뉴욕등 전세계 250여개 도시에서 테슬라 퇴출시위

예산삭감이 소셜 시큐리티에 미칠 영향 우려 민주, 공화 지역에서 모두 열려 토요일인 29 일, 엘에이와 뉴욕, 시애틀, 달라스, 오스틴, 마이매미등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