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엄호 전선 붕괴…하원 다시 문여는 9일 의원회의 ‘중대 분수령’
의원들 집단행동 결행하나…주지사들은 일단 지지 표명, 파열음

민주당 하원의원들 사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이 회람되는 등 TV토론 참패 늪에 빠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당내 압박이 확산일로다. 

주류 언론도 연일 사퇴론에 가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의회 휴회가 끝나는 오는 8일이 의원들의 결행을 위한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정면돌파 시도에도 불구, 분출하는 전방위 사퇴론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는 모양새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의 초안이 의원들 사이에서 회람되고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3일 2명의 민주당 하원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인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15선 중진인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이 지난 2일 처음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한데 이어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퇴론에 가세했다. 

폴리티코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재러드 골든 하원의원(메인)과 마리 글루센캄프 페레스 하원의원(워싱턴)은 직접적으로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사실상 경고장을 날렸다. 

한 하원의원은 악시오스에 “지난 몇 시간 동안 대의원들로부터 조를 정말 사랑하지만 물러나기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하원의원은 “댐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키맨’으로 떠오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하원 의원은 “하킴이 신호를 보내면 모두 따라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원의원은 폴리티코에 “바이든이 이길 것이라고 믿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일부 의원은 보다 확실한 여론조사 통계 등 분명한 신호를 원하고 있고, 다른 이들은 동료 및 참모진과 추가로 이야기해보길 희망한다고 악시오스는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하원이 독립기념일(7월 4일) 휴회를 끝내고 9일 열리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논의가 자연스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많은 이들에게 오는 월요일(8일)이 비공식적인 데드라인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하원이 독립기념일 휴회에서 복귀해 의원들이 한곳에 다시 모이는 만큼 단체 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도 오는 9일 정례적인 하원 민주당 의원 회의가 잡혀 있어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바이든의 출마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론의 사퇴 압박도 계속…TV토론 참패 안이한 후속 대응 ‘실기’도 도마

주류 언론의 사퇴 목소리도 거세다. 

보스턴글로브는 이날 ‘왜 바이든이 옆으로 비켜서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나라와 당을 위해 출마 포기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이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앞서 대표적 진보 매체인 뉴욕타임스(NYT)도 나라를 위해 경선에서 하차하라고 사설로 압박했고 영향력 있는 지역지 중 하나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선(AJC) 편집진도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거액 후원자들 사이에서도 ‘플랜B’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NYT를 통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대권 경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주지사 모임 후 지지를 표명하는 등 당내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로 거론되기도 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이날 성명을 통해 “이제는 우리가 바이든을 지켜줘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도 지지를 약속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웨스트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도 엄호 행렬에 동참했다. 

백악관이 일단 대선 출마 포기 가능성은 “0%”라고 쐐기를 박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토론 참패보다도 이후 대처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고개를 든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면서 실기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핵심 측근들에 둘러싸여 있는 사이 백악관과 캠프가 제때 소통에 나서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참패 후폭풍이 며칠간이나 정가를 휩쓸고 난 이후에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런 실책들이 바이든 캠프의 위기 대응 능력과 신뢰도에 대한 우려만 더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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