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올림픽·켄모어 입주 한인 가벼운 화상

소방국 “배터리 발화 등 정확한 화재원인 조사중”

LA 한인타운 내 한인 가족이 거주하는 한인 소유 주택에서 폭발 후 대형 화재가 발생, 주택 상당 부분이 불타고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주택 양 옆에는 다세대 아파트들이 자리하고 있어 자칫 불길이 번졌을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뻔했으나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진화로 불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LA시 소방국(LAFD)에 따르면 금요일이던 지난 21일 오전 9시50분께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켄모어 애비뉴에 위치한 1층짜리 단독 주택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소방대원 35명이 현장에 긴급 출동했다. 주택 양쪽으로 4유닛과 6유닛 아파트 건물이 가깝게 붙어있어 자칫 화재가 크게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소방대원들은 19분만에 불길을 성공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

한 소방관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상당한 열과 거센 불길로 인해 바로 옆에 붙은 두 채의 아파트에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번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주택은 켄모어 산마리노 LLC 소유 한인 주택으로 화재 당시 60대 한인 부부 가족이 세들어 살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입주자의 증언에 의하면 21일 야간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들어와 집 뒤쪽에서 잠을 자다가 타는 냄새와 소리를 듣고 옆문을 통해 집 밖으로 나가보니 집 앞쪽과 앞마당이 이미 불에 타고 있었다.

그는 호스를 연결해 물을 뿌리며 불을 끄려고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이를 목격한 이웃 주민이 911에 신고했다. 최초 신고한 이웃 주민은 “연기 냄새를 맡고 집 밖으로 나와 보니 한인 남성이 불을 끄려고 시도하고 있었고, 이후 집 안쪽에서 3~4번의 폭발음이 들리고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게 번졌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로 단독 주택 앞부분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이 났을 당시 부인과 딸은 출근한 상태였고, 집안에는 가장과 반려견 1마리가 있었다.

집 밖에서 호스로 불길을 잡으려 시도하던 한인 남성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반려견을 구조하려다 연기를 흡입하고 팔에 경미한 화장을 입어 응급처치를 받았다. 반려견은 스스로 집 밖으로 탈출해 화를 면했다.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나온 프로퍼티 매니저 이모씨는 “집 앞마당에서 발화된 것인지 집 안에서 발화된 것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방국은 앞마당에 쓰레기통 근처에 버려져있던 소형 리튬 배터리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택 화재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일시 대피하고 현장과 인접한 올림픽 블러버드의 통행이 한때 차단되는 등 소동이 일었다.

[미주 한국일보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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