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단 내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화재 현장에서 시신 20여구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불이 난 아리셀 공장 3동에 대한 내부 수색을 시작한 이후 소사한 상태의 시신 20구 이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이들은 대부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의 ‘실종자’로 알려졌던 근로자 23명에 포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기준으로 아리셀 공장 3동에서 총 15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등 사망자가 2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시신은 2층 곳곳에 있었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며 “지금도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물 내에서 발견된 이들은 이에 앞서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가 끝내 숨진 60대 남성과 달리 소사체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공장 2층에서 외부로의 탈출이 용이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정확한 내용은 화재 원인과 피해 조사를 하면서 밝히겠다”고 답했다. 소방시설의 설치 및 정상 작동 여부에 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 3동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을 하는 공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작업 중 배터리 셀 1개에서 폭발적인 연소가 일어나며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은 건물 내부로 진입해 수색 작전에 돌입했다.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건물 3동에 있던 직원 중 1층에 있던 근로자는 모두 대피했으나, 2층의 근로자는 다수가 밖으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3동에서 일한 근무자는 67명으로 화재 당시 1층에서 15명이, 2층에서 52명이 각각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피해는 사망 16명, 중상 2명, 경상 5명이지만 향후 인명피해 규모가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했는데, 모두 이(공장) 부근으로 나오고 있다”며 “실종자 23명은 2층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아리셀 공장 3동에서 불이 났다. 이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 5000여개가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다가 인명피해 및 연소 확대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인원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10분께 큰 불길을 잡고 내부 수색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화재는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는 1989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럭키화학 폭발 사고로 16명의 사망자와 17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바 있다. 이번 화재의 사망자가 20명을 넘게 되면 럭키화학 폭발 사고보다 더 참혹한 화학공장 폭발 사고로 남게 된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