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그물망 단속현장
윌셔-웨스턴 체크포인트
마약 요원들까지 합류
“한인타운 늘 예의주시”
최근 남가주 지역에서 생명을 앗아간 심각한 음주운전 사고가 늘어감에 따라 LA경찰국(LAPD)이 음주운전을 단속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지난 15일 LAPD는 해가 여전히 밝은 시간부터 LA 한인타운 윌셔-웨스턴에서 DUI 체크포인트 단속을 실시하며 음주운전자들을 색출했다. 이날 단속현장을 찾아 단속과정을 지켜본 기자는 그물망 같은 단속방법과 단속에 걸린 각양각색의 DUI 운전자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파더스데이를 하루 앞두고 있었던 지난 15일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LA 한인타운 한복판 웨스턴 애비뉴와 윌셔 블러버드 북쪽방면에 위치한 지하철역 주변에 LAPD 소속 경관 수십 명이 모여 DUI 체크 포인트 단속을 위한 임시 거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경관들은 단속차선과 단속에서 적발돼 세부 검색이 필요할 경우 사용될 검색차선을 만들기 위해 윌셔블러버드와 6가 사이 웨스턴길에 오렌지색 콘을 설치했다.
통상적으로 DUI 체크포인트 단속시 관할 경찰관 소속 경관들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번 단속은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LAPD 관할 전 지역에서 차출한 경관들과 LAPD 소속 마약 전문요원까지 출동하는 등 이례적인 단속패턴을 보였다. 단속에 참여한 LAPD 소속 경관은 이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약물운전자들 단속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약 전문요원들은 모빌 유닛을 대동해 한쪽에 자리를 잡고 모든 종류의 약물시약검사를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오후 6시께부터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다. 단속차선에 일렬로 선 5명의 경관들은 철저한 분업시스템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우선 단속차선 초입에 선 경관은 웨스턴-윌셔 교차로를 건너오는 차량들의 운전 상태를 육안으로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차량은 검색차선으로 분리했다. 교차로를 넘어오면서 검문소를 확인하고 멈칫하는 차량이나, 헤드라이트를 안 켠 차량 등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차량은 그냥 통과되는 경우가 없었다.
이 작업을 통해 검색차선에 들어선 차량은 대기하고 있던 두 번째 경관으로부터 면허증을 제시받는다. 이 과정에서 무면허 운전자와 면허정지 상태의 운전자가 적발됐다. 그 다음 세 번째 경관은 손전등을 이용해 차량 내부를 샅샅이 훑었다. 이후 음주나 약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를 발견해 “넘버 원”이라고 외치면 네 번째 다섯 번째 경관이 팀을 이뤄 본격적인 검사를 실시했다.
본격적인 검사에서 경관들은 우선 창문을 모두 열라고 지시했다. 또한 차량 내부 등도 밝히게 했다. 그 후 2~30초 정도 끊임없이 말을 시켰다. 말을 시키며 냄새와 언어적 어눌함, 눈의 충혈여부, 얼굴색 등등을 파악했다. 문제가 발견되면 경관이 “드라이버”라고 외쳤고, 드라이버 담당 경관이 와 운전자를 내리게 하고 차를 몰고 갓길에 정차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검문소로 이동해 검문소에서 눈동자의 움직임이나 신체적 균형감각 등을 시험받은 후 최종적으로 음주측정기를 이용해 음주 여부를 측정 받았다.
술 냄새는 안 나지만 눈이 충혈 돼 있거나 정신이 몽롱해 보이는 경우에는 약물 집중검사에 들어간다. 약물 검사는 타액을 이용해 진행됐고, 즉석에서 결과가 나왔다. 혈중알코올농도 0.08%가 넘거나 약물 사용이 적발되면 현장에서 체포되고 차량도 압류조치 됐다.
단속에 참여한 한 아시아계 경관은 “유흥업소와 요식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LA 한인타운 특성상 음주운전자가 많아 LAPD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저녁식사 자리에 한두 잔 마신 술로도 적발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미주 한국일보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