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등록률 낮아질 수도
학자금 지원 제공 절차 늦어져
‘저소득·서류 미비’가정 타격
연방 학자금 보조 무료 신청서FAFSA 대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 바뀐 FAFSA 시행이 지연되면서 대학별 학자금 지원 제공 절차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신입생 등록이 거의 마무리되어야 할 시기다. 하지만 학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많은 학생이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일부 대학은 올해 신입생 등록률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불투명한 신입생 등록 전망
LA에 있는 여자 리버럴아츠 대학인 마운틴 세인트 매리 대학은 2024~2025연도 신입생 지원자 수가 무려 40%나 증가해 고무된 분위기였다. 이 추세대로라면 8년 만에 가장 많은 신입생이 입학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FAFSA 시행 지연과 여러 문제로 대학 측 기대에 먹구름이 꼈다. 신입생 지원자 수가 역대급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등록 절차인 디파짓을 납부한 학생은 작년보다 7%나 감소했다.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예년 같으면 등록이 거의 마감됐을 시기지만 여전히 캠퍼스 투어를 개최하며 학생들의 학자금 지원 신청 절차를 돕느라 정신이 없다.
수잔 딜레노 입학관리처 부처장은 “신입생을 한 명이라도 더 모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신입생 모집을 마치고 새 학기를 준비할 시기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불확실성이 많다”라고 걱정했다.
■저소득층 학생 등록률 하락 우려
마운틴 세인트 매리 대학처럼 신입생 모집 불안감에 휩싸인 대학이 많다. 일부 대학은 입학 통보를 받은 학생이 해당 대학 진학 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많은 학생과 가정은 마지막 결정을 앞두고 대학 측이 제시하는 학자금 지원 규모를 비교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 대학은 디파짓을 낸 학생 중에서 대학 측 학자금 지원 제시가 늦어져 다른 학교로 마음을 바꾸는 학생이 나올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학자금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층 학생의 등록률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대학이 많다.
FAFSA 시행 지연, 시행 초기 계산 착오 등 여러 기술적 오류에 따른 등록률 감소로 일부 대학은 예산 부족과 재정 건전성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 등록금 의존도가 높고 저소득층 학생 입학률이 높은 대학일수록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크게 우려 중이다.
‘전국대학입학사정위원회’(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ing)에 따르면 올해 가을학기 등록률이 기대했던 것보다 무료 20~30% 낮아질 것을 우려하는 대학도 적지 않다. 이런 우려는 대규모 주립대학이나 유명 사립대보다는 소규모 지역 대학 사이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FAFSA 제출률 작년보다 낮아
FAFSA 신청 절차가 대폭 간소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달리 올해 제출률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대학진학네트워크’(National College Attainment Network)가 연방교육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기준 12학년 학생 중 약 절반이 FAFSA를 제출했지만 올해 제출률은 42%에 불과하다.
FAFSA 제출률은 그해 12학년생의 대학 진학률을 예측하는 핵심 지표다. 전통적으로 흑인, 히스패닉, 저소득층 학생 등록 비율이 높은 고등학교일수록 FAFSA 제출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교육계는 올해 낮은 FAFSA 제출률이 이미 대학 등록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햄프셔 주립대학의 경우 가구 연 소득이 5만 달러 정도인 학생의 올해 디파짓 납부 비율이 4%나 낮아졌다. 입학률이 낮고 자금이 풍부한 대학은 FAFSA 지연으로 인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대학이 올해 신입생 등록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대학 학자금 지원 제공 늦어져
대학들은 해마다 가을학기 신입생 등록을 앞두고 이른바 ‘서머 멜트’(Summer Melt) 현상을 겪는다. 서머 멜트는 대학 진학을 앞둔 1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6월부터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사이 대학 진학 결정을 취소하는 현상이다. 높은 등록금 부담이 대학 진학 결정을 취소하는 가장 큰 이유로 올해 서머 멜트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FAFSA 지연으로 인해 대학별 학자금 준비 절차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전국학자금지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tudent Financial Aid Administrators)에 집계에 따르면 5월 7일 기준 신입생에게 학자금 지원 패키지를 제시하지 못한 대학이 27%나 됐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