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많이 먹으면 장에 해로운가? 일부 과학자들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단은 장에 서식하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 바이러스 및 기타 미생물 군집인 장내 미생물 군집(gut microbiome)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장에 서식하는 유익한 미생물 중 일부가 억제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소금 섭취를 줄이면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면 장내 세균이 염증을 줄이고 신진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유익한 화합물을 더 많이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나트륨 식단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장내 미생물을 파괴하여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워싱턴대학교 메디컬 센터 소화기 건강 센터의 위장병 전문의이자 장 건강 관련 블로그(Gut Bites MD)의 저자 크리스 담먼(Chris Damman)은 “우리는 소금 섭취량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대장 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금은 미생물의 건강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식욕과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한 인자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라고 담먼은 덧붙였다.
대부분의 성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트륨을 너무 많이 섭취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나트륨의 대부분은 보통 음식에 첨가하는 식용 소금(table salt)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소금의 약 70%는 빵, 피자, 감자 칩, 델리 육류, 통조림 수프 및 햄버거와 같은 초가공 및 포장식품에서 나온다. 보건 당국은 성인이 매일 2,300밀리그램(약 1티스푼의 식탁용 소금에 들어있는 양) 이하의 나트륨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지만, 미국인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3,400밀리그램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다.
■장에 염분이 높으면(Salty gut)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상승하여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나트륨 과다 섭취가 장내 미생물 군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소금 과다 섭취의 영향은 다음과 같다.
▲건강한 미생물 감소: 소규모 임상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고염식을 먹이면 면역 체계와 염증 수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와 같은 중요한 장내 미생물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입증되었다.
▲나쁜 작용하는 미생물 증가: 과학자들은 대규모 관찰 연구를 통해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장에 병원성 박테리아가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생물 다양성 감소: 동일한 연구에 따르면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비만, 고혈압 및 기타 만성 질환의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
▲단쇄 지방산 감소: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단쇄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은 신진대사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무작위로 실시한 한 놀라운 연구에서는 고혈압을 가졌으나 치료받지 않은 성인 145명에게 6주 동안 저염식 또는 일반 식단을 따르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나트륨을 적게 섭취했을 때 고 나트륨 식단을 섭취했을 때보다 단쇄 지방산 수치가 높고 혈압이 낮으며 혈관 건강이 개선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올바른 식단을 제공하면 장내 미생물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화합물을 생성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조지아주 오거스타 대학교의 의학 및 가족 및 지역사회 의학과 교수이자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하이동 주(Haidong Zhu)는 말했다.
■식단에서 소금을 줄이는 방법
▲가공식품에 주의한다
초가공 식품들(Ultra-processed foods)은 신선한 과일, 채소, 육류, 가금류(poultry), 달걀, 생선,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와 같은 최소가공 식품(minimally processed foods)보다 거의 항상 나트륨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초가공 식품을 신선한 식품으로 대체하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라벨을 읽어본다
포장된 음식을 먹을 때는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1회 제공양당 나트륨 일일 기준치의 5% 이하를 함유한 식품은 나트륨 함량이 낮은 식품으로 간주된다. 반대로 1회 제공양당 나트륨 1일 기준치의 20% 이상을 함유한 식품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소금 폭탄을 조심한다
연방 정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인은 나트륨의 약 40%를 9가지 종류의 음식에서 섭취한다. 여기에는 피자, 수프, 델리 고기(deli meat) 샌드위치, 스낵(칩, 크래커, 팝콘), 햄버거, 부리또 및 타코, 가금류, 파스타 요리, 계란 및 오믈렛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음식들은 과도한 양의 나트륨을 추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금 대체물을 사용한다
소금은 본질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워싱턴 대학의 닥터 담먼은 말한다. 우리의 식단에는 소금이 필요하다. 다만 우리가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을 뿐이다. 소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한 가지 방법은 칼륨(potassium)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다.
지난 4월 내과학 연보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 분석에 따르면 식탁용 소금을 염화칼륨과 염화나트륨이 함유된 소금 대체물(salt substitutes)로 대체한 사람들은 일반 소금을 사용한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이나 기타 원인으로 조기 사망할 확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도 일반 소금 대신 칼륨이 함유된 대체 소금으로 대체하면 혈압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한다
잎채소, 뿌리채소, 콩, 렌틸콩, 병아리콩, 단호박(butternut squash), 아보카도, 바나나, 오렌지, 망고, 키위, 자두, 건포도, 대추, 말린 살구와 같은 과일 등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식단에 추가하도록 노력한다.
▲다양한 양념 사용
음식에 식탁용 소금 대신 마늘가루, 후추, 참깨 및 기타 허브, 향신료, 조미료를 사용해본다.
[미주 한국일보 – By Anahad O’Con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