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차 보험료 급등이유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대형 보험사들의 시장 이탈 방지를 목적으로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 요율을 임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키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같은 보험사들의 요율 자율 결정권이 보험사들의 가주 주택 보험 시장 이탈을 막아 소비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 단체들과 업계는 이같은 결정이 보험료의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4일 LA 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개빈 뉴섬 주지사는 막대한 영업 손실을 이유로 대형 보험사들이 가주 시장을 떠나는 ‘보험 대란’을 개선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 요율을 임의대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규정을 이번 주 공개되는 주 예산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가 추진하는 법안은 보험사들이 임의대로 주택 보험료 인상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보험료 인상률을 제한하는 현 주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더 많은 보험사들이 줄줄이 철수할 것이라는 것이 뉴섬 주지사의 주장이다.
보험사들이 단기간에 가격 인상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보험사들이 상품을 제공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섬 주지사가 주 의회에 제안한 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험사들이 주택 보험료 인상을 제시하면 가주 보험국이 60일 안에 검토하고 승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이 과정은 최대 2년이 소요되는데 이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료 인상 요율을 임의대로 결정할 수 있도록 주정부가 허락하면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던 대형 보험사 올스테이트 등의 요구를 주지사가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 단체들은 뉴섬 주지사의 이러한 대책이 보험료만 올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무차별한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주정부의 이같은 결정이 결국은 주택 보험을 넘어 자동차 등 모든 형태의 보험들에까지 적용돼 가주민들의 재정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가주와 전국 주택 보험은 최근 몇 년간 급증하면서 주택 소유주들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보험 취소와 갱신, 서비스 중단 등으로 주택보험 무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주민 수십만명에 대한 주택 보험료가 계속 오르고 있다.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 트래블러스 인슈런스가 가주 보험국의 승인을 받아 이달 24일부터 32만명 이상의 주택 보험료를 평균 13% 인상한다.
가주 주택소유주가 부담하는 연평균 보험료는 약 1,250달러로 월 104달러 수준이다. LA 지역의 경우는 연 평균 보험료가 약 1,485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치이고 지역에 따라 보험료가 2,000달러를 넘는 곳도 많고 보험료가 2배 가까이 오른 지역도 많다는 것이 보험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생활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과 차 보험은 연 인상률이 일반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다.
연방 노동부와 보험 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 보험료는 지난 2019년 이후 37.8% 급등했으며 자동차 보험료는 지난 1년에만 22.6% 오르면서 역대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대형 보험사들이 가주 내 주택 시장 철수 또는 서비스 축소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주택 소유주들은 보험 가입과 갱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테이트팜, 파머스와 올스테이트 등이 기존 주택보험 제공을 축소하거나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등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가주 시장 철수까지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