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D 경찰관들에 경의를 표하며…
▶ 김해원 변호사의 피와 살이 되는 노동법 이야기
작년 10월 초에 사무실에 좀도둑이 들어와서 백업 노트북을 훔치고 책상 금고를 강제로 열어서 사무실을 엉망으로 만든 사건이 있었다.
더블도어 문을 무슨 기구로 강제로 열어 제껴서 들어온 뒤 금고에 무슨 현금이 있다고 착각하고 오픈했는데 수표책만 있으니까 그건 바닥에 던져 놓아 어지러운 광경을 봐야 했다.
다행이 중고 노트북이라서 400-500달러 정도 가치만 있었지만 가볍고 현재 사용 중인 노트북보다 새거 라서 언젠 가는 집에 가져가려고 했는데 안타까웠다.
필자가 화요일 새벽까지 사무실에 있었고 역시 같은 날 도둑이 들었던 다른 사무실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이 5시 정도였고 도둑이 든 사실은 청소부가 발견한 시각이 9시 정도라서 4시간 정도만 폐쇄회로 TV를 확인하면 도둑을 찾아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건 너무나 나이브한 생각이었다. 필자 사무실이 있는 12층에는 CCTV가 없고 1층과 출구에만 있는데 경비원들 이 열심히 그걸 봤어도 의심이 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빌딩 사무실은 이미 화요일 밤에 보고를 받고 수요일 아침에 와서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갔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올림픽 경찰서에 직접 가서 신고했다. 미국에 와서 33 년 만에 처음 경찰서에 본인의 일로 간 것이다.
친절 한 데스크 직원에게 신고했더니 경찰이 가서 조사할 것이라고 답을 듣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 문은 흉하게 망가져서 빌딩측에서 쇠사슬로 묶어줬다.
주변에서는 경찰이 절대로 관심 도 없을테니 포기하라고 그랬다. 그런데 놀랍게도 (?) 두 명의 정복 경찰들이 와서 탐문 수사를 하고 그 뒤에는 CSI 요원이 와서 지문 감식 등 자세하게 증거를 수집해 갔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이런 별거 아닌 절도 사건에 친절하게 대해줘서 감동했다. 그 뒤에 언론에서 훔친 아이폰과 노트북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해서 다시 올림픽 경찰서에 가서 전화번호와 노트북 시리얼 번호를 놓고 갔더니 친절하게 자기들에게는 도난 당한 노트북이 없다는 이메일이 왔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사건 발생 6 개월 만인 지난 4 월 초 형사에게 서 연락이 왔다. 10월에 사무실 문에서 수집한 지문에서 용의자 지문을 발견했고 사진을 보내 주면서 아는 사람이냐고 질문이 왔다.
당연히 첨 보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더니 그 다음에 수 십번 의 이메일을 거쳐 검찰에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는 이메일을 최근에 받았다.
용의자 이름을 구글 에 검색해 보니 절도 전과가 많은 분이었다. 물론 노트북은 이미 암시장에 처분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같은 층에 있는 다른 세입자에게 이 소식을 알렸더니 그래도 범인이 잡힐 것이라서 다행이라고 안심들 했다.
물론 지금까지 운전 중에 전화기를 쓰다가 티켓을 받거나 로컬 길에서 신호 위반으로 티켓을 받거나 심지어는 무단 횡단을 했다는 이유로 생일날에 티켓을 받으면서 왜 걸었는데 운전면허증을 경찰에 보여줘야 하냐는 의심을 하는 등 경찰과 마주친 일은 주로 유쾌하지 않은 경우였다.
그러나 경찰이 취객들에게 맞는 한국 경찰과 달리 미국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범죄도시 3에 나오는 대로 민중의 몽둥이일 가능성이 높다.
여러 민족과 인종이 섞인 미국에서 법을 강하게 집행하기 위해서는 과잉 대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세게 진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난 2020년 BLM과 경찰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디펀딩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경찰들이 좌절감을 겪고 경찰 지원자 수가 줄어들었다.
로스쿨 베프의 가족도 경찰 가족인데 이런 사회 정서에 너무나 배신 감들을 느꼈다. 한인 언론은 2000년대만 해도 LAPD 폴리스 아카데미에서 졸업하는 한인 경찰들을 매번 졸업식에 가서 소개했지만 인제 그것도 거의 안 할 정도로 관심이 식었다.
그러나 한인 언론들이 BLM이나 경찰 디펀딩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서 반대한 경우도 거의 없다. 아시아계 들 이 범죄의 피해를 많이 당하자 아시아계의 BLM 찬성이나 디펀딩 소리가 쑥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피해를 안 당하면 경찰 디펀딩에 찬성하고 피해를 당하면 보호해 달라고 경찰에 요구하는 치사한 집단이다.
아시아계가 범죄를 피해를 당하거나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피해를 겪으면 아시아계 인종차별이라고 무조건 들고 일어나는 태도를 옳지 않다고 본다.
인종 용광로인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라는 용어는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본다.
오늘도 프리웨이가 로컬도로를 오가는 경찰차들을 보면서 운전하면서 전화기를 사용하면 안되지 하고 뜨끔하지만 안전하게 느끼면서 감사해 한다.
haewonkimlaw@gmail.com
<김해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