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효 칼럼
2005년 미국, 직장인 3명(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베드 카림)이 원거리 회의를 위해 만들었던 화상회의용 유튜브, 온라인 영상 플랫폼의 밝은 미래를 예견해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 이 시기와 맞닥뜨려 2007년 출시된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이는 세상을 누구도 상상 못 한 디지털 행성으로 변모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마찬가지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와 맞물려 언택트 시대가 앞당겨져 4차산업혁명 시대로 전환이 가속화되었다.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세상이 바뀌었듯, 우리는 또 한 번 세상이 변하는 중요한 과도기에 서 있다. 그리고 이 혁명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자리 잡고 있다.
AI의 능력은 최근 ‘범용 인공지능(AGI)’의 등장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세밀화되었다. 사전적인 의미로 AGI란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생각·학습을 하고 창작하는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기술·연구이다. 일론 머스크는 AGI를 ‘인간처럼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지능을 갖춘 기계’라고 정의했다.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처럼 특정 분야만 강한 것이 아닌,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가까운 능력을 보이는 AI가 바로 AGI인 것이다.
AI가 새 시대를 열며 두렵게 다가오는 점은 사라질 일자리와 관련된 내용이다. 하지만 반대로 새롭게 생겨나는 일도 많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간한 연구 보고서 「일자리의 미래(Future of Jobs 2023)」에 의하면 5년 내로 약 8300만 개의 일자리가 대체되거나 사라지고 약 6900만 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보고서를 통해 늘어나는 직업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전문가, 빅데이터, AI 기계학습 전문가와 같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관련 직종 비중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결국 기술·경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분석적 사고와 창의성 및 자기 관리 능력이 근로자의 중요한 직무 역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AI를 적용하는 분야의 인재는 부르는 게 몸값이 되었다. 급여 협상 서비스 기업 로라의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신규 박사급 AI 연구원을 채용한 600여 개 기업 중 오픈AI는 한화 기준 약 11억5400만원을 AI 연구원 초봉으로 제시해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과 다르게 챗GPT 등장 이후 10억원 이상으로 훌쩍 상승하여 AI 인력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 인력 전쟁이 시작된 이유는 수요의 급증 현상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새로운 기회의 포착을 위해 공학·기술 분야의 영감과 함께 나아갈 융합 분야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예술·인문·공학·사회·경제가 모두 융합되어 있고 그 근간에는 가장 중요한 인간의 노력과 상상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AI 시대의 일자리와 자신의 분야를 융복합적으로 창조해야 한다. 추가로 AI 기술을 나의 분야에 접목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자산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5년 후 혹은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새 시대로 걸어갈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미래의 일을 예상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데서 출발한다. 미래에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 먼저 생각하고 대응하는 것이 전략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리는 AI 시대의 전환점에서 두려움과 생소함을 겪으며 각자의 삶을 만들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불어넣어 주고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이 글이 도움 되었으면 한다.
글: 이지효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테크놀로지 학부 겸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