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씨는 2020년 5월 구입한 삼성 갤럭시 S20+ 스마트폰을 4년째 사용하고 있다. 박씨는 “예전에는 2년마다 스마트폰을 바꾸었지만 1,000달러가 넘는 가격도 부담되고 속도와 성능면에서 불편하지 않다”며 “주위에서도 경제적 부담 등으로 스마트폰을 3,4년 사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같이 최근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사용 기간이 늘어나면서 애플과 삼성, 구글 등 스마트폰 업체들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간을 통상 3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픽셀 8을 출시하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 기간을 이전의 3년에서 7년으로 늘렸다.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비슷하게 설정했다. 또 구글이 이달 픽셀 8의 보급형인 500달러짜리 픽셀 8A를 발표하면서 같은 방침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7년간 제공해왔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얼마 전만 해도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도록 장려했지만 이제는 추세가 달라졌다.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 혁신이 미미해지면서 판매 증가세가 둔화했고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가격이 비싸지면서 수명도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방정부에서도 기기 수명을 연장하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제품 수리와 유지 관리를 어렵게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소비자보호법이나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위반 시 법 집행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각 주에서는 수리할 권리 운동이 가속화하고 관련 법안이 생겼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휴대전화가 잘 작동하도록 하는 핵심 요소이지만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려면 하드웨어 부문도 중요하다.
스마트폰 액정 화면이 깨지면 교체할 수 있는 것처럼 배터리팩도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휴대폰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수명에 제한이 있다. 약 2~3년이 지나면서 충전량이 줄기 때문에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도 현명할 수 있다. 모델마다 비용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데 약 1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사용기간이 길어지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통신사와 함께 할인,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전화기를 리턴하고 새 전화기로 무료 교체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 업체들은 각종 최신 도난방지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서 도둑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빼앗아 도망가는 것과 같이 도난과 관련된 동작이 감지되면 화면을 잠그는 보안 프로그램을 이달 발표했다. 삼성과 애플도 도난 방지 기능을 추가하거나 보강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