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위해 서울에서 LA로 이사를 하게 된 한인 박모씨는 얼마전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LA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팍 라브레아’에 2베드룸 유닛을 리스하기 위해 신청서를 냈다가 거부당하는 좌절을 맛봤다. 박씨가 미국 내 회사에서 받기로 한 연봉이 10만 달러에 육박했지만 아파트 관리회사는 박씨의 수입이 부족하다며 퇴짜를 놓은 것이다. 박씨는 인컴 증명 외에 1년 이상의 렌트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현금 예금증명서를 제출한 뒤에야 겨우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LA 렌트비가 비싸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LA 지역 렌트비 고공행진으로 세입자들의 고충이 지속되고 있다. 2베드, 3베드 아파트나 주택의 경우 이제는 웬만한 벌이로는 리스 조건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줌퍼’가 지난 28일 발표한 5월 렌트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LA 지역 2베드 렌트비 중간가격은 3,270달러로 줌퍼가 조사한 전국 100대 도시 중 7번째로 높았다. 1베드는 2,300달러로 전국 9위에 올랐다. 1위는 뉴욕으로 2베드가 4,700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부동산 데이터 전문 분석기관 ‘코어로직’이 지난 21일 발표한 단독주택 렌트비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LA카운티 3베드 단독주택 렌트비 중간가격은 월 3,607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중간가격인 2,052달러보다 무려 76% 높은 액수였으며, 코어로직이 렌트비를 추적한 전국 주요 메트로 20개 지역 중 4번째로 가장 높았다.

렌트비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탑5 상위권은 대부분 캘리포니아 도시들이 차지했다. 1위는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카운티로 월 4,757달러를 기록했다. 전국 중간가격보다 무려 132% 비싼 가격이었다. 2위는 남가주 샌디에고 카운티로 월 3,896달러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올 2월 기준 연간 3.4% 상승했고, 시애틀 지역은 6.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와 관련 그나마 희소식은 LA 지역 렌트비 상승률이 둔화됐거나 일부 하락했다는 것이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LA카운티 3베드 단독주택 렌트비 상승률이 1년 전 같은 시기 3.3%였던 것이 올해는 1.2%로 둔화 양상을 보였다. 또 줌퍼에 따르면 LA 2베드 렌트비는 작년에 비해 1.8% 하락했고, 1베드는 5% 하락했다.

한편 지난 1월 하버드대 산하 공동주택연구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남가주 세입자의 33%가 수입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렌트비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앞서 지난 4월 UCLA의 러스킨 공공정책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LA카운티 세입자 10명 중 4명은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노숙자 전락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주한국일보 – 한형석 기자>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