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북러 군사협력 심화로 한반도 갈등 지수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과 중국 등 4개국이 미국을 축으로 양자, 3자 협의를 벌인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은 31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함께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진행하고 캠벨 부장관, 오카노 사무차관과 각각 양자협의를 한다.
작년 2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열리는 3국 차관 협의회에서는 실패로 귀결된 북한의 지난 27일 정찰위성 발사와, 29일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또 27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결과도 이번 계기에 한미일 3자간에 공유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미국에 파견해 캠벨 부장관과 양자 협의를 진행한다.
북한의 비핵화 방법을 둘러싼 한미일과 북중러 양 진영 사이의 첨예한 이견 속에 미중이 비핵화의 당위성을 재확인하고, 외교의 공간을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결과물인 공동선언문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3국 공동의 목표로 명시되지 못하는 등 이견이 노출된 바 있다.
이번 한미일 및 미중 외교차관 협의에서도 대북 억지력 강화를 중시하는 한미일과, ‘북한이 느끼는 안보 우려 해소’를 강조하는 중국 사이에 입장 차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한반도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김홍균 차관은 29일 워싱턴 D.C.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1일 한미일 회의에 대해 “작년(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처음 개최되는 3국 외교차관 협의회”라며 “3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장시간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서는 3국이 바로 협의를 가졌고 또 각각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도 냈기 때문에 이번에 후속 북한 동향, 앞으로 북한이 추가적인 위성 발사나 미사일 발사를 할 경우 3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차관은 이어 “한반도 문제, 또 북한 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3국(한미일)이 공통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논의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더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활동이 중단된 데 따른 대안기구 확보 문제에 대해 “이미 그런 논의가 시작됐다”며 “이번 (한미일) 협의회에서도 논의를 더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 양자 협의 의제에 대해선 “소위 정찰 위성 발사를 포함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러북 군사협력과 관련해 우리의 안보 태세를 어떻게 튼튼하게 할 것인지 협의하고, 한일중 정상회의 결과도 공유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일 양자 협의에서는 최근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 관련한 논의가 있을지를 질문받자 “한미일 3자 협의에서 어떤 협력을 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되 물론 양자 관계 현안도 좀 짚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김 차관은 오는 7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양자 또는 3자 협의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