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어린 시절 아픈 기억들을 꺼내놓으며 남편 이상순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2세에 대한 생각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첫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는 이효리가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떠난 모습이 그려졌다.

이효리는 “20대 이후에는 (어머니와) 많은 기억이 있지 않다. 나와 관계가 있는 한 여자라는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딸에게 살갑게 대하고 싶었는데, 보고 싶어도 보지 못했다”고 했고, 이효리는 “톱스타와 딸을 바꾼 느낌”이라며 동의했다. 이효리는 만 19세였던 1998년 그룹 핑클로 데뷔해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다.

경주에 도착한 모녀는 많은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효리는 아이들이 귀엽다며 “나도 저런 딸 하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고, 어머니는 “하나 낳아”라고 권유했다. 앞서 난임을 고백하기도 했던 이효리는 “지금은 못 낳지. 너무 늦었다. 시험관까지 하고 싶진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어머니는 “남들 다 노력하는 만큼 해보고서 안 된다고 해야지. 그렇게 해서라도 자녀를 얻어야지”라고 말했다.

또한 이효리는 어머니와 함께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나도 늙었지?”라고 물었고 어머니는 “안 늙었다. 눈가 주름은 원래부터 있던 거고”라고 답했다. 이효리가 “눈가 주름도 쫙 펴졌으면 좋겠다. 다리미로 다린 것처럼”이라고 하자 어머니는 “욕심은 끝도 없다. 대한민국 사람이 다 예쁘다고 난리들인데 그거로 만족해”라며 “‘예쁘고 얼마나 착한 딸이냐’ 엄마한테 그런다. 속으로 ‘한번 겪어봐라’ 한다”며 웃었다.

저녁 식사 시간엔 모녀간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어졌다. 이효리는 부부 싸움을 자주 했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집에 가면 마음이 편치 않으니 뭐가 잘 안 먹힌다. 엄마랑 아빠가 같이 있으면 지금도 긴장이 된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둘이 따로 있으면 괜찮은데 같이 있으면”이라고 했고, 어머니는 “그런 점에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자 이효리는 “엄마가 사과할 게 뭐 있어. 아빠가 늘 시작하는데. 그래서 신랑을 순한 사람으로 골랐나 봐. 절대 나랑 안 싸울 거 같은 사람. 싸우는 게 너무 싫어서”라며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엄마 아빠가) 너무 싸웠어”라고 회상했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엄마가 많이 힘든 걸 볼 때 어리고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 너무 사랑하는 엄마가 힘들 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던 시간이 나에게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평생 가슴에 남아있고 그래서 더 잘해야 되는데 역설적으로 그거 때문에 엄마를 더 피하게 되고 안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거 같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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