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먼저 복귀 의사를 밝혀야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연기 요구와 관련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 여러분들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수 없다”며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의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증원 정책을 중지하고 재논의해야 전공의 다수가 돌아간다’는 내용의 전공의 인터뷰 기사를 언급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 같은 비현실적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은 복귀를 희망하는 다수의 전공의가 있지만 집단화된 문화, 동료의 비난 때문에 용기를 내기 어려운 여건이 있다”며 “복귀를 신속하게 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개인의 불이익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탈 기간이 3개월이 넘어가면서 수련 기간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있는데, 조속히 복귀를 하면 그러한 불이익에 대해 (구제를) 추가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와의 대화와 관련해서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들에게 만남을 요청하기 위해 많은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특정 학교의 전공의 대표와 면담 약속을 했다가 (전공의 대표가) 하루이틀 전 못하겠다고 한 사례도 있다”며 “(전공의) 대표들과의 면담을 다시 요청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기 위한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에 대상 병원의 절반 가까이가 참여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7일 참여 병원을 모집한 결과 신청 조건을 충족하는 96개 수련병원 중 46%인 44곳이 신청했다.
시범사업은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으로, 대상 기관을 확정해 다음 주부터 본격 시행한다.
박 차관은 대학들이 의대생 유급 방지 대책 가운데 하나로 의사 국가시험 일정과 원서접수 연기를 건의한 것과 관련해서는 졸업이 6개월 이상 남아있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의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정상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은 ‘6개월 이내 졸업 가능’인데, 아직 졸업이 6개월보다 훨씬 더 많이 남았다”며 “아울러 작년도 시험에 떨어진 분들도 있고 소수이지만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도 있는데, 그분들의 기대이익과 신뢰 보호를 위해 시험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에도 연기한 것이 아니고, 시험은 그대로 진행한 뒤 추가시험으로 구제한 사례가 있다”며 “이번에는 할 것이다, 말 것이다 말씀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특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더라도 관계 부처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의대생들이) 지금이라도 복귀를 하면 고시 일정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23일부터 4주간 군의관 120명을 신규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중증·응급 환자 수술을 담당하는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66명을 투입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에 30명, 지역별 주요 종합병원·공공의료기관에 24명을 배치한다.
이에 따라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등 547명이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기간에는 근무 기간을 연장하거나 인력을 교체해 비슷한 수준의 파견 인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박 차관은 의료공백 장기화 상황에서 환자들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11개 환자단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담당관을 국·과장급 중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현장의 불편 사항을 신속히 파악해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개별 환자단체들과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열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