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투자회사들이 사업 확장을 꾀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AI칩을 담보로 거액 대출을 내주고 있다.

미 뉴저지주의 AI 스타트업 코어위브는 데이터 센터 확장과 엔비디아 AI칩 추가 구매를 위해 지난주 세계적 투자회사 블랙스톤 등으로부터 75억 달러(약 10조2천억원)를 조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민간 부채금융 방식으로는 역대 최대급 규모로, 칼라일, 블랙록 등 다른 유명 투자회사들도 참여했다.

코어위브는 전국 14곳에서 대규모 데이터 센터 운영과 임대 사업을 하는데 앞으로 이를 두배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엔 같은 방식으로 블랙스톤 등으로부터 23억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엔비디아도 참여했지만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WSJ은 지난해 AI붐이 시작된 이래 비슷한 거래가 최소 3건 더 있었으며, 전체 자금조달 규모는 100억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또, 각 회사와 투자회사들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이 더 있다고 덧붙였다.

AI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람다 랩스가 엔비디아 칩을 담보로 4월에 5억달러를 유치했고 데이터센터 운영과 AI칩 대여를 하는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수억달러 규모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

AI 스타트업들은 빠른 성장을 추구하고, 금융사들은 AI붐에 뛰어들려는 열망이 크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성사됐다고 WSJ은 설명했다.

지난해 블랙스톤이 코어위브에 투자했을 당시 블랙스톤은 AI 관련 기회를 찾고 있었다.

코어위브는 전년 매출이 3천만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작았지만 칩을 갖고 있었다.

코어위브 투자를 제안한 아르고 캐피털의 스테판 피쉬 대표는 초창기에 투자자들에게 AI칩 담보대출을 설명할 때는 코끼리한테 고대 문서를 읽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은 전통적인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에 비해서 비용이 훨씬 비싸다. 회사도, 담보도 검증이 안 된 데 따른 위험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보로 잡힌 AI칩을 사용하는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수익을 대출 상환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성장이 급한 스타트업으로선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지가 사업 성공이나 실패를 정의한다고 보고 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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