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주식 결제 주기가 28일부터 하루 단축되면서 거래 실패 등의 문제가 발생할까 봐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긴장하며 대비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음 주 미국 사흘 연휴가 지나고 화요일에 주식시장이 문을 열면 미 증권거래 정산이 영업일 기준 2일(T+2)에서 1일(T+1)로 바뀐다.
주식 매수 단추를 누른 뒤 실제 돈을 내고 증권을 건네받기까지 시간이 이틀에서 하루로 짧아지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밈 주식(meme stock) 열풍 속에 거래와 결제 시점 사이에 유동성 문제가 생길 위험을 줄이려고 이런 결정을 내렸지만 결제 주기 단축 자체도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 투자자들이 주식 대금으로 지불할 미 달러화를 확보할 시간이 짧아지면서 거래 실패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약 27조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또 외국 자금을 받는 펀드는 자산을 사고 파는 속도와 현금이 드나드는 속도가 다른 상황이 된다.
미국 시장이 마감하고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이나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가 가장 취약한 시간으로 꼽힌다.
외환 관계자들은 해외 투자자가 현지 공휴일 전날 미국 주식을 사면 사실상 당일 결제(T+0)가 된다고 말했다.
유럽 펀드와 자산운용 협회는 회원들의 하루 통화 거래에서 ‘T+1’ 결제 마감을 놓치는 경우가 최대 7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위험에 대비해 모의 훈련을 하고 직원들을 비상 대기시키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씨티그룹 관계자는 “초기 몇 주간 결제 위험이 크게 늘 것”이라며 “총력을 기울여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산일 전환 직전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정이 예정돼있는 점도 초기 혼란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JP모건 체이스는 고객 거래의 약 2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측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 HSBC, UBS 자산운용 등이 직원을 재배치하고 교대 근무 체계를 개편했다.
HSBC 관계자는 “1년에 25∼30일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날”이라며 “각국 특정 휴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한 투자회사는 트레이더 2명을 아예 미국 뉴욕으로 보내고 미 시장이 마감된 오후 4시 이후에도 정산이 이뤄지도록 조직을 보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