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낙태권 문제를 앞세워 지지자 결집을 시도하나 강력한 낙태금지법이 시행된 주요주(州)에서도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州) 헌법에 낙태 권리를 포함하는 것에 대한 지지가 적지 않음에도 낙태 문제가 이민 문제나 경제 문제만큼 대선 판세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BS가 애리조나 주민 1천510명 및 플로리다 주민 1천576명을 각각 대상으로 지난 10~16일 실시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곳 모두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애리조나주(47%)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52%)에게 5%포인트 차로 뒤졌다. 또 플로리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54%)이 9%포인트 차로 바이든 대통령(45%)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애리조나주는 1864년 만들어진 낙태금지법 시행 문제로 최근까지 논란이 되면서 낙태 문제가 주목을 받았다.
이 낙태금지법안이 논란이 된 이후 주 의회가 이 법안을 폐지하는 법을 처리하면서 현 ‘임신 15주 이후 낙태 금지’가 유지되게 됐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주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하는 투표가 11월 대선 때 같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 단체들은 필요한 서명을 확보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공화당이 우세한 플로리다의 경우 이달부터 ‘임신 6주 후 낙태금지법’ 시행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11월 대선 때 주(州)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하는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이곳을 찾아 연방 대법원에서 연방 차원의 낙태 권리를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책임을 물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심판할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두 주 모두 낙태권에 대한 지지율은 높았다.
주 헌법에 낙태 권리를 포함하는 것을 지지하는지 묻는 말에 애리조나 응답자는 65%가, 플로리다는 60%가 각각 ‘그렇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애리조나 21%, 플로리다 20%에 그쳤다.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플로리다는 물론 애리조나에서 밀리는 것은 낙태 이슈가 중요하지만, 경제 일반이나 인플레이션, 이민 문제 등에 비해서는 중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CBS는 분석했다.
가령 애리조나에서 대선 투표에 영향을 주는 이슈를 묻는 질문에 경제(81%), 인플레이션(78%), 민주주의(70%), 국경문제(61%) 등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낙태(51%)는 범죄(59%)에 이어 6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플로리다주도 경제(89%), 인플레이션(84%), 범죄(69%) 등에 비해 낙태(53%)를 대선 주요 이슈로 꼽은 응답 비율이 낮았다.
나아가 낙태권에 대한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다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CBS는 전했다.
CBS는 “낙태의 합법성을 지지하는 공화당의 상당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기존 여론조사를 실시간으로 종합 분석하는 DDHQ의 이날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7개 경합주 모두에서 앞선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 애리조나주 6%포인트 ▲ 조지아주 6.1%포인트 ▲ 미시간주 4%포인트 ▲ 네바다주 6.8%포인트 ▲ 노스캐롤라이나 4.6%포인트 ▲ 펜실베이니아주 1.7%포인트 ▲ 위스콘신주 0.8%포인트 차로 해당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