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반도체·전기차·태양전지 등에 대한 대중 관세 인상 방안을 발표한 직후 “핵심 분야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와 전략적이고 표적화된 관세를 결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를 지키기 위한 무역장벽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과는 차별성을 부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관련 연설에서 중국의 막대한 보조금 정책과 저가 공세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중국은 경쟁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0년에 중국산 값싼 철강이 시장에 범람하기 시작했을 때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일대의 미국 철강 도시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나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는 전기차의 미래는 미국에서 노조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만들도록 하려 한다”면서 “그것을 국제무역법을 지켜가며 이룰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 시설을 멕시코로 이전할 경우 다른 방식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멕시코 안에서 중국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USTR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든 도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정책은 효과가 없었으며 대선 공약 또한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 전임자는 미국의 수출 증가와 제조업 강화를 약속했지만 어떤 것도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트럼프가 중국과 맺은 무역협정 또한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대선 공약인 보편적 기본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인의 연간 가계지출이 평균 1500달러(약 205만 원)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대중 관세 인상이 미국 내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이 직면하는 가격의 의미 있는 인상을 보게 되리라 믿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험치를 높여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전기차·반도체·배터리·태양전지·철강·알루미늄·의료용품 등의 분야에서 총 180억 달러(약 24조 60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정부는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했는데 이는 양측 모두 중국에 대해 훨씬 더 매파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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