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차림으로 베를린장벽 붕괴 직전 발표된 닐 영 노래 연주

키이우의 바에서 연주하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 Reuters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의 한 바에서 ‘깜짝 공연’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준급 아마추어 기타 연주자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예방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 청바지에 검은 셔츠 차림으로 라이브바 ‘바르만 딕탯'(Barman Dictat)을 찾았다.

여기서 그는 현지 밴드 ‘19.99’의 연주 중간에 합류해 닐 영의 1989년 발표곡 ‘록킹 인 더 프리 월드'(Rockin’ in the Free World)를 기타 연주를 곁들여 가며 불렀다. 이 곡은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직전에 발표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노래다.

손님 자리에 앉아있다가 밴드 리더가 “우크라이나의 위대한 친구”라며 소개하자 무대에 오른 블링컨 장관은 “당신들의 군인들과 시민들은 특히 북동부 하리키우에서 극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그들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여러분과 함께 하고, 세계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자유세계가 여러분과 함께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 뒤 블링컨 장관은 “아마 우리가 뭐 하나 시도해 볼 수 있겠지요?”라면서 밴드와 함께 연주를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에 앞서 키이우의 ‘이고르 시코르스키 키이우 폴리테크닉 연구소’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유롭고 번영되고 안정된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만났다”며 “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상 독재자가 한 나라의 일부 또는 전체를 떼어먹는 것에 만족한 적이 있었던가”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만족했던 때가 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에 말했듯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가진 적 없지만 항상 필요로 했던 안보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까이로, 그런 다음 나토 안으로 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러시아 항전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블링컨은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미 의회가 약 6개월간 표류했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608억 달러(83조원)를 통과시킨 뒤 미국 각료급 고위 당국자로는 처음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자신의 4번째 우크라이나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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