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핵심 증인인 마이클 코언이 14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률 자문비로 된 청구서를 보냈으나 이는 가짜 서류였으며 실제로는 ‘입막음 돈’을 변제받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증언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코언의 진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사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코언은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날에 이어 이틀째 증언을 이어갔다.
코언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합의금을 건넨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관된 각종 뒷일을 비밀리에 처리했던 ‘해결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코언이 연방검찰에 기소돼 복역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졌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격수’로 돌아섰다.
코언은 이날 검사의 증인신문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7년 2월에 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나 대니얼스에게 건넨 합의금의 변제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합의금 변제와 관련해 앨런 와이셀버그와 상의하라고 얘기했다고 코언은 진술했다.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린 와이셀버그는 트럼프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는 등 트럼프그룹의 재무사정을 꿰고 있던 인물이다.
코언은 트럼프그룹에 법률 자문비 명목으로 12개월간 매달 3만5천 달러씩, 총 42만 달러를 청구했다고 했다. 청구액에는 변제금 외 코언이 내야 할 세금과 상여금 등이 고려됐다.
코언은 해당 청구서들이 유효한 법률자문 수수료 청구서가 아니었으며 대니얼스에게 자신이 지급한 돈의 변제받기 위한 가짜 서류였다고 증언했다.
코언은 2018년 4월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받고 휴대전화기를 압수당한 뒤 충격에 빠졌는데,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자신에게 연락해 “걱정하지 말아라. 나는 미국 대통령이다”라며 자신을 안심시켰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을 비롯해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와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전날에는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법정을 찾기도 했다.
버검 주지사와 라마스와미, 밴스 의원 등은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법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무기화했다”며 “사법 시스템은 한 대통령을 처벌하기 위해 지금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다른 대통령(조 바이든 대통령)은 엄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