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일본과 중국을 단숨에 따돌리고 K푸드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주요 시장 농림축산식품 수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대미 수출 금액은 올해 1∼4월 4억7,9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일본은 4억5,200만달러, 중국은 4억4,000만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로 밀렸다.
이 기간 국가별 농식품 수출 금액은 미국이 전년 동기보다 15.9% 증가했으나 일본은 5.7%, 중국은 1.8%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1∼4월에는 일본이 4억8,000만달러로 1위였고 중국(4억4,800만달러), 미국(4억1,300만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출 금액 순위를 보면 미국이 1년 새 두 계단을 뛰어올라 1위에 오른 것이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한국 농식품 수출 금액은 일본, 중국, 미국 순이었으나 미국이 2월부터 1위로 올라서더니 4월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은 2022년만 해도 1위 일본과 격차가 3억3,000만달러가량 났다. 그러다 지난해 미국 수출 금액은 8.7% 증가했으나 일본은 6.6% 감소하면서 두 나라 격차는 2억달러 넘게 줄었다.
올해는 소비 침체를 겪는 중국 시장과 엔저 현상이 심화하고 소비 심리가 풀리지 않은 일본 시장은 수출이 감소했지만, 미국 시장 수출은 두 자릿수를 훌쩍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용직 농식품부 농식품수출진흥과장은 미국 수출 증가에 대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뜬 이후에 K푸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수출이 급증한 대표적인 품목은 라면, 쌀 가공식품, 김치 등이다.
4월까지 라면 수출은 6,4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83%나 늘었다. 전체 라면 수출액 증가율(34%)의 2배가 넘는다. 미국으로 수출된 김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은 4,900만달러로 58% 증가했다. 김치 수출은 1,600만달러로 28% 늘었다.
라면 수출을 이끄는 것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농심과 달리 모든 수출 물량을 한국에서 생산한다.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 비중은 3분의 2에 이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8,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는데 특히 미국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월마트, 코스코 등에 입점한 데 힘입어 삼양아메리카는 154% 증가한 1억2,200만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삼양식품 수출에서 미국 시장 비중은 2022년 15%에서 지난해 23%로 높아졌다. 지난달에는 뉴욕타임스도 미국 내에서 불닭볶음면이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쌀 가공식품 가운데는 냉동 볶음밥, 즉석밥 등 가공밥이 미국에서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가 늘었다. 떡볶이를 비롯한 떡류도 한류 문화 확산과 함께 소비가 증가했다. 한국산 냉동김밥은 틱톡 영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유명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스에서 팔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햇반 백미’ 판매 증가세가 가파르다. 올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 대부분 ‘햇반 백미’인 가공밥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북미에 수출한 ‘햇반 백미’ 매출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1,600억원으로 2021년의 두 배에 이른다. 가공밥은 CJ제일제당 7대 글로벌 전략제품 중 하나로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코스코 등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해 성장세가 높다.
최근 K-푸드 레스토랑이 많아지며 한국식 쌀밥을 집에서도 먹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으며 흰쌀밥이 글루텐이 많은 빵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는 인식도 있다고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