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윤(尹)경제연구소 소장이 위헌 논란에도 전 국민에게 25만 원 지급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공당(公黨)이 아닌 사익 집단이 하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윤 전 장관은 정치권이 이 같은 일을 반복하면 한국이 아르헨티나·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윤 전 장관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전 국민 25만 원 지급은 더 말할 가치조차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야당이 이런 식의 정강 정책을 내세우면 사익 집단밖에 안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처분적 법률을 통해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윤 전 장관은 또 “헌법을 우회해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공당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라기보다는 극성 지지자와 향후 선거 투표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악성 포퓰리즘이라는 뜻이다.
처분적 법률은 법문 자체에 구체적인 행정처분을 명시해 행정부나 사법부 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행력을 갖도록 하는 법안이다. 현재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전 국민 25만 원 지급에 반대하자 처분적 법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는 예산편성권은 정부 고유 권한이라는 헌법 조항을 우회하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헌법 제54조 2항은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57조는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마음대로 증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국회가 국가재정을 낭비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막아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야당의 시도는 (포퓰리즘을 통해) 국민 의식을 (정당이 앞장서서)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이렇게 되면 나라가 아르헨티나와 그리스 같이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