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핵심 증인이자 돈을 받은 당사자인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오늘 법정에 두 번째로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날에 대해 증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 통신 등 미 매체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측 변호인은 대니얼스의 증언 세부 내용이 과거 인터뷰와 다른 점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대니얼스 증언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이에 대니얼스도 물러서지 않고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법원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트럼프 측 변호인과 검찰의 신문을 번갈아 받았다. 양일간 그녀가 한 증언 시간은 총 8시간에 달했다
대니얼스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이자 200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진 뒤 입막음 대상이 됐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수전 네클리스는 이날 대니얼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배심원들에게 심는 데 주력했다.
특히 그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날 음식을 실제로 먹었는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옷차림이 무엇이었는지를 캐물었다.
그러면서 2011년 ‘터치 매거진’에 실린 과거 인터뷰와 지난 7일 증언의 세부 내용이 다르다며 “이 모든 것이 다 지어낸 것이죠?”라고 대니얼스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니얼스는 강한 어조로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잡지 내용은 축약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네클리스 변호사는 또 대니얼스가 전직 성인영화 배우였다는 점을 들어 “성관계에 관한 꾸며낸 이야기에 경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대니얼스도 물러서지 않고 “그 영화들은 그 방에서 내게 일어났던 일들과 마찬가지로 진짜다”라고 응수했다.
네클리스 변호사는 이어 대니얼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적하고 있는 자신을 소재로 양초 등 소품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니얼스의 주장 배경에 금전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이름을 새긴 소품을 판매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트럼프와 다르지 않다”라고 응수했다.
한편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진실을 공론화한 게 자신에게 득이 됐느냐 실이 됐느냐는 검사 질문에 “실이 됐다”라고 답했다.
네클리스 변호사 주장과 달리 공론화로 그녀가 얻은 게 없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 주장 이후 경호원을 고용해야 했고, 여러 번 이사를 한 데다 자신의 딸 때문에 추가적인 예방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검사 출신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이번 사건의 다른 핵심 증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향해서도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비슷한 신문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정 현장에서 신문 과정을 지켜본 NYT 기자는 “2일간 거의 8시간에 걸쳐 이뤄진 그녀의 증언은 이번 재판 증언 중 가장 치열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니얼스는 앞선 증언에서 2006년 미 네바다주의 관광명소 타호 호수 인근에서 골프 대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받았고, 이후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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