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 되며 따스한 햇살에 잠이 솔솔 오는 경우가 많다.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리며 업무에도 의욕을 잃곤 한다. 단순한 춘곤증으로 여길 수 있지만 수면 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밤에 자다가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snoring, sleep apnea)’은 주간 졸림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고혈압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환자 대부분은 비강(코 안 빈 곳)에서 시작돼 인후두까지 이어지는 구조인 상기도 공간이 좁아지는 증상이 있다.

비만으로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져도 목 안 공간이 줄어든다. 또한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때도 많다.

동양인은 정상 체중이어도 수면무호흡증이 많이 발생한다. 서양인보다 골격 구조가 작아 체중이 약간만 증가해도 숨 쉬는 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성은 폐경 전후로 호르몬 변화가 생겨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나이가 들면서 상기도 근육 조절 기능이 약해져 노화의 증상으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은 업무의 효율을 많이 떨어뜨리고 졸음을 불러 일으킨다. 수면 중 반복되는 무호흡은 저산소증을 유발해 전신적 염증 물질을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률을 높인다.

최근에 혈압이 높아졌거나 기존에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수면무호흡증의 동반 가능성이 높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부정맥, 폐동맥고혈압, 뇌졸중, 인지기능장애 등과도 연관성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할 때가 많다. 낮에 업무를 볼 때 집중하기 어렵고 졸린 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야간 빈뇨, 위식도 역류, 과다 발한, 심한 잠꼬대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미주 한국일보 – 권대익 의학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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