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이 형 무대를 보며 가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제가 재범이 형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게 뜻깊죠. 지금까지 가수로 활동한 순간이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구나 싶었어요.”

혼성그룹 카드(KARD)의 멤버 BM(32)에게 가수 박재범은 늘 마음속 롤 모델이었다.

BM은 가수가 되기 위해 2011년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 출연했던 순간부터 가요계에 자리를 잡은 지금까지 팬의 위치에서 박재범을 지켜봐 왔다.

그런 그는 첫 미니음반 ‘엘리먼트'(Element)를 계기로 가수 생활의 분기점을 맞이했다. 박재범이 타이틀곡 ‘넥타'(Nectar)의 피처링을 맡으며 자신의 우상을 함께 작업하는 동료로서 마주하게 된 것이다.

BM은 최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꿈같은 일이 벌어져 너무 들떠있다”며 “음반을 내기로 한 뒤 여러모로 일이 잘 풀려서 감사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먼트’는 남녀 사이 관계의 가장 원초적인 호기심을 표현한 노래 5곡이 실린 음반이다. ‘넥타'(Nectar)는 호감을 느낀 상대와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이지 리스닝 곡이다.

BM은 “남녀가 느끼는 뜨거운 이끌림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인 음반”이라며 “큰 메시지를 담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작업했다. 과거 유행했던 음악 장르가 돌아오는 추세기도 해서 1990∼2000년대 힙합과 R&B의 느낌도 많이 담았다”고 설명했다.

‘넥타’를 위해 그래미상을 받은 믹싱 엔지니어, 래퍼 드레이크와 작업한 프로듀서를 섭외한 BM에게 박재범은 곡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이었다. BM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끝에 원하던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BM은 “제 메시지에는 답이 없으셨지만, 직접 만난 자리에서 한 번 더 물어봐야 스스로 후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작사, 작곡을 함께해 주신 데다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주셔서 감사했다. 함께 ‘넥타 챌린지’ 영상도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형님이자 선배로서 저에게 건네주신 여러 조언을 들으며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신난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웃었다.

음반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전곡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한 BM은 이번 작업을 모든 음악적 역량을 발휘할 기회로 삼았다.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보며 직접 믹싱과 마스터링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BM은 “제가 가진 재능이 어디까지일까 시험해보고 싶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곡 작업을 제가 전담하면 제작비를 아낄 수 있으니 음반을 흔쾌히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첫 미니음반인 만큼 성공을 거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BM은 듣는 사람이 재미를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최근 가족이 건강 문제를 겪었다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감사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돈, 명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니 좋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해서 신기했어요. 지금 바라보는 방향이 맞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다만 국내에서도 해외 못지않은 인지도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이야기했다. BM은 5월 미국에서 솔로 투어 ‘애프터 더 애프터 파티'(After The After Party)에 나서는 등 외국 팬들에게 ‘어덜트(성인) K팝’ 가수로 이름을 알렸다.

BM은 “나이가 어린 동료들에게 어울리는 색과 30대인 제게 어울리는 색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음반으로 힙합과 R&B를 좋아하는 팬들을 공략해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제 커리어의 정점은 멀리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지금 저를 둘러싼 ‘엘리먼트'(원소)들의 조합이 어느 때보다 완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활동해 정점을 찍어보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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