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이 6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팀의 모두를 희생정신으로 뭉치게 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하노이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축구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로열티'(충성심)이며, 축구 격언 중에 내가 좋아하는 말은 ‘팀을 이기는 선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선수 시절 팀을 위해 희생했고 뛰었다”면서 “지도자로서도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슈퍼스타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내왔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따라서 모든 구성원이 승리한다는 각오와 희생정신으로 끝없이 도전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베트남 대표팀에서도 모든 선수가 건강한 경쟁을 통해 로열티 있는 선수가 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베트남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K리그1 전북 현대) 감독을 그만두고 나서 동남아시아에서 감독 생활을 하고 싶었다”면서 “클럽팀도 아닌 베트남 대표팀 감독 제안이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영광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 대표팀 감독 선배인 박항서 전 감독에 대해서는 “많은 성과와 업적을 남겨서 베트남 축구 팬과 국민에게는 영웅”이라면서 “그를 항상 존경하고 나 또한 박 감독과 같은 길을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 길이 너무나도 멀고 험한 여정인 것을 잘 알고 그런 성적을 어떻게 따라갈까 하는 부담감도 있다”면서 “선수들과 잘 소통하고 준비한다면 박 감독이 걸었던 길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베트남 감독으로 결정되고 나서 박 감독이 축하·격려와 함께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특히 선수들을 잘 끌어안고 팀을 잘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또 “베트남 사람들과 선수들은 정이 많으니 잘 끌어안고 좋은 친구로 만들고 싶다. 입국하는 공항에서도 팬들의 응원을 보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베트남 선수들에 대해 “선수로서도 코치, 감독으로서도 상대해 봐서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잘 알고 있다”며 “선수들의 최근 경기를 많이 보고 있는데 좋은 부분과 개선할 부분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베트남 대표팀의 부진과 관련해 “성적이 안 좋아서 패배의식에 빠져 있을 수 있는데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소통에 대해서는 “저도 전북에서 동료로서, 코치로서,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소통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베트남 선수들에게 박 감독은 ‘파파’로 불렸지만 나는 ‘형’으로 불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베트남 국가대표 A대표팀·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직을 이달부터 2026년 3월까지 약 2년간 맡게 된다.

그는 2009년 전북에 입단한 뒤 2013년 플레잉코치, 2014∼2020년 수석코치를 거쳐 2021년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전북 감독 데뷔 첫 시즌 K리그1 우승에 이어 2022년 대한축구협회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성적 부진에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가 1년 만에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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