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CPTPP 각료회의가 10월께 열릴 예정인데 총선 패배 이후 정부가 가입 신청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국회 보고를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야당이 농가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어 윤석열 정부 내내 CPTPP 가입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6일 외교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CPTPP 현안을 논의하는 각료회의가 이르면 10월께 개최된다. 외교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0월에 열리는 각료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신규 가입 신청국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만큼 한국도 지금쯤 공식 가입 신청을 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CPTPP에 가입 신청을 한 나라는 중국과 대만·에콰도르·코스타리카·우루과이·우크라이나 등이다. 이달 초에는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가 CPTPP 가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 2022년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의결한 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던 ‘신(新)통상정책’을 통해 CPTPP 가입을 재공식화할 방침이었지만 야당이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각료회의 전에도 한국이 가입 신청을 못 하면 CPTPP 합류 시점이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을 고려하면 향후 가입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확한 장소와 시점은 미정이지만 10월께 각료회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대로면 한국의 CPTPP 가입이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CPTPP 가입이 필수라는 점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원국 내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해주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망과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며 “하루속히 CPTPP 공급망 체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