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코치, 기자회견서 불어 사용”…결의안 채택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의 의원들이 올해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에서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 사용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프랑스 하원은 2일(현지시간) 찬성 47표 대 반대 7표로 채택한 결의안에서 “대회 조직위는 대회와 관련한 모든 공식 의사소통이 프랑스어로 이뤄지도록 한다”고 권고했다.
또 선수, 코치, 임원은 언론과 접촉, 특히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언론은 보도와 논평에서 프랑스어 사용을 존중해 달라고 권고했다.
올림픽 기간 외국인 방문객의 프랑스어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내용도 결의안에 담았다.
결의안은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바와 같이 프랑스어는 올림픽·패럴림픽의 공식 언어 중 하나”라며 “2024 파리 올림픽은 프랑스어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명시했다.
보수 공화당의 아니 준바르 의원은 의회 토론에서 영어로 된 정부 행사명이나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럭비 월드컵에서 대표팀 유니폼에 영어가 쓰인 것을 예로 들며 “공식적인 영역에서도 프랑스어를 위한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은 그러나 “전 세계로 방송되는 많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제목, 슬로건, 광고에 영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다”며 “올림픽 기간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안내는 영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로도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는 이미 1994년 공식 문서 등에 프랑스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다.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자크 투봉의 이름을 따 ‘투봉법’으로 부른다.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프랑스어로 된 노래를 최소 40% 이상 재생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 같은 미국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으로 영어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스포츠 분야를 포함해 프랑스의 전 영역에서 영어 표현이나 단어가 끊임없이 침투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