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샘플 채취에 도전하는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이날 오후 5시 27분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창어 6호’를 운반로켓 창정(長征)-5 Y8에 실어 발사했다.
창어 6호는 발사 이후 로켓 분리, 태양전지판 전개 등의 과정을 거쳐 약 1시간 10여분간의 비행 끝에 예정된 지구-달 전이궤도에 진입했다.
국가항천국은 이 과정을 모두 확인한 뒤 “창어 6호 발사 임무가 원만하게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궤도선·착륙선·상승선·재진입모듈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 창어 6호의 임무는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지구에선 볼 수 없는 달 뒷면의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해 토양과 암석 등 총 2㎏에 달하는 시료를 채취, 탐사할 예정이다.
‘창어'(嫦娥·항아)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으로,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날 발사된 창어 6호는 약 5일간 비행을 거쳐 달 궤도에 진입한 뒤 착륙 준비를 위한 위치 조정을 거쳐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창어 6호 발사에서 지구 귀환까지는 총 53일 안팎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달 표면 샘플 채취는 세계적으로 모두 10차례 이뤄졌지만, 모두 달 앞면에서 진행됐다.
창어 6호가 달 뒷면 샘플 채취에 성공할 경우 인류 최초의 탐사 성과가 된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 등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2010년대 이후 달 탐사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로 꼽힌다.
2004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를 쏘아 올린 뒤 2013년에는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창어 4호는 2018년 12월 발사돼 2019년 1월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앞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하는 데 성공한 국가가 됐다.
여기에 2020년에는 창어 5호가 달 토양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성과도 냈다.
창어 6호는 당초 창어 5호의 백업용으로 제작됐으나 창어 5호가 미션에 성공함으로써 달 뒷면 샘플 채취라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창어 6호는 지난 3월 말 발사된 통신중계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2와 교신하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중국과학원은 지난달 창어 프로젝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한 1대250만 축척의 고화질 달 지질 정보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 중국이 달에 쏘아 올린 탐사선들은 모두 무인 우주선이어서 중국은 아직 사람을 달 표면에 보내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낸다는 계획과 함께 이에 앞서 이르면 2027년께 달에 무인 연구기지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030년까지 달에 보낼 유인 우주선과 달 표면 관측에 나설 탐사선(탐사로봇)의 명칭은 각각 멍저우(夢舟)와 란웨(攬月)로 결정됐다.
중국의 달 탐사 로드맵은 최근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인도는 지난해 달 착륙 성공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일본은 지난해 9월 우주 공간으로 발사한 자국 최초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을 지난 1월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국 민간기업이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는 지난 2월 22일 오후(미 중부시간 기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 우주선으로는 52년 만에 달에 다시 도달한 것이자 민간 업체로는 세계에서 처음 달성한 성과다.
한편, 관영 중국중앙(CC)TV는 창어 6호의 발사 준비부터 발사 후 당국이 성공을 선언하기까지 전 과정을 특집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생생하게 전했고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만세’, ‘조국만세’ 등의 댓글을 달며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