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요청대로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을 사용해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의 지난달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3일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최종 규정을 발표할 예정인데 규정에는 중국산 흑연 금지 규정에 대한 유예 조치가 포함된다.

차량당 최대 7천500달러의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미국 정부는 작년 12월 발표한 세부 규정안에서 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규정했고, 현재 전 세계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가 중국산 핵심광물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이 규정을 준수해 보조금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흑연의 경우 배터리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광물이지만,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개발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최종 규정에서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non-traceable) 배터리 물질로 분류해 2027년까지는 FEOC에서 조달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적용을 유예할 방침이다.

대신 자동차 제조사들은 FEOC에 계속 의존하지 않도록 2년의 유예 기간 동안 공급망 전환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최종 규정이 폴리티코 보도대로 나온다면 중국산 흑연을 한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요청해온 한국 정부,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가 환영할 소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중국이 2022년 전세계 구형(spherical)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정제·생산했다면서 “다른 국가들이 단기에 중국을 대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 업체로부터 흑연을 확보해야 하는 배터리 업체들을 대상으로 예외나 유예기간을 주지 않으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제도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흑연 생산업체들과 일부 의원들은 중국이 IRA 혜택을 보게 된다면서 유예 조치에 반대했다.

<연합뉴스>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