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시민권자 등 미국 국적자들의 한국 의료관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2023년 외국인 환자 유치현황’ 보고서에서 2023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60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한국이 아시아 의료관광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의료관광 방문자수가 국적별로 일본, 중국에 이어 미국이 3번째로 많았다. 미국인은 지난 2023년 7만6,925명으로, 지난 2022년의 4만4,095명과 비교해 74.5% 증가했다. 미국인은 2023년 전체 외국인 환자의 12.7%를 차지했다.
미국인은 2017년 4만4,440명, 2018년 4만5,213명, 2019년 5만8,358명 등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만8,00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 조금씩 다시 회복하더니 작년에는 팬데믹 전보다 훨씬 많아진 상황이다. 2023년 수치는 지난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31.8% 많았다.
지난 2023년 미국인들의 한국내 의료관광을 진료과목별로 구분하면, 피부과가 1만4,26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과통합 1만6,048명, 성형외과 1만4,299명, 검진센터 1만548명, 정형외과 3,999명, 안과 3,609명, 산부인과 2,984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2023년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환자는 총 60만5,768명으로, 2022년대비 무려 144.2% 증가했다. 특히 국적별로 일본이 18만7,711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전년비 762.8% 급증한 것이다. 2위는 중국으로 전년비 155.3% 늘어난 11만2,135명이었다. 2023년 전체 외국인 환자를 진료과목 별로 구분하면 피부과, 성형외과, 내과통합, 검진센터 순으로 많았다.
한편, 이 집계에서 ‘외국인환자’는 한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으로 한국의 국민건강 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상태에서 진료받은 환자로 정의됐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지난해 외국인 환자의 66.5%는 의원에서 진료받았고, 이어 종합병원(13.5%)·상급종합병원(10.6%) 순으로 많이 이용했다. 의료기관 종별 환자 증가율은 한의원(689.9%)에서 가장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의원에서는 수술은 하지 않고 침을 맞거나 약을 먹는 진료를 많이 하는데 그런 식의 진료에 관한 외국인 환자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가운데 홍보를 많이 한 영향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78.1%)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았다. 2019년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서울의 비중은 2021년에 49.8%로 줄었으나 이듬해부터 다시 50% 이상을 차지했다. 수도권 비중은 2022년 78.2%에서 2023년 88.9%로 커졌다. 이는 수도권에 성형·피부과가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아시아 의료관광의 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늘리고, 불합리한 규제나 제도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