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자율주행 사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주행 보조기능 ‘오토파일럿’과 관련된 교통사고 소송을 줄줄이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오토파일럿 관련 교통사고 재판이 내년에 최소 8건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원고 측은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의 성능을 과장했고, 이에 따라 운전자들이 지나치게 안심했다가 사고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관련 소송에 따르면 한 여성은 2022년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채 테슬라를 타고 가다가 고속도로에서 멈춰 서 있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고, 이후 차에서 나왔다가 다른 차량에 치여 숨졌다.

다른 남성은 지난해 음주 후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사용해 귀가하다 몇분간 역주행했고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해 상대 운전자를 숨지게 했다.

이들 2건의 사망사고는 이번에 처음 알려진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테슬라 측은 운전자가 최종적으로 차량 통제 책임을 지는 만큼 테슬라의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0년 “오토파일럿을 자율주행 기술이 아니며 운전자를 대체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작년 말 오토파일럿 리콜 조치가 적절했는지 최근 조사에 착수하는 등 수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리콜 후에도 해당 기능과 관련해 20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NHTSA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테슬라는 그동안의 입장과 달리 최근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 사고 관련 소송 1건에 대해 합의로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승산이 높지 않다고 여겨져 왔던 유사 소송들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8년 애플 엔지니어였던 월터 황(당시 38세)이 테슬라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고에 대해 유족이 테슬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테슬라와 원고 측이 합의한 것이다.

2018년 3월 사고 당시 월터 황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모델X를 타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채로 출근하던 중 차량이 갑자기 도로를 벗어나면서 시속 114㎞가량의 속도로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고 다른 차량 두 대와 연쇄 충돌했다. 월터 황은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유족 측은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오토파일럿을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인 것처럼 지속해서 광고했다며 이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테슬라 측은 사고 당시 오토파일럿이 사고 위험을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비디오게임을 하느라 계속 손을 놓고 있었다며 오토파일럿의 기술 결함이나 자사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소송들의 결과는 테슬라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WP는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와 1분기 인도량 부진 속에 지난해 말 255달러 수준이었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40달러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후 자율주행 장치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과 로보택시(무인택시) 관련 기대감으로 테슬라 주가는 다시 168달러 대로 반등한 상태다.

WP는 머스크 CEO가 그동안 패소하더라도 부당한 소송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최근 관련 소송 증가 속에 합의 의사를 보이는 데 주목했다.

테슬라 측은 월터 황 관련 건뿐만 아니라 다른 소송에 대해서도 합의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고 한 원고 측 변호인이 주장했다.

<연합뉴스>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