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헐값에 한국 부동산 투자사로 소유권이 넘어갈 예정이었던 LA다운타운의 대표적 초고층 오피스 빌딩 ‘777타워’의 매각(본보 3월28일자 A1면 보도)이 끝내 무산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영사 ‘칸서스 자산운용(이하 칸서스)’이 인수 의사를 철회하며 매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25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매체인 커머셜 옵서버에 따르면 칸서스는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777타워의 매각 작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매체에 따르면 인수 포기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택근무로 인한 오피스 부동산의 침체가 깊어진 데다 금리 인하 기대마저 줄어들면서 인수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칸서스는 지난달 브룩필드 프로퍼티스(이하 브룩필드)가 소유하고 있는 777타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이 오피스 건물을 1억4,5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한 바 있다.
칸서스의 매입 가격은 채무상환액보다 50% 가까이 낮은 가격이어서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777타워는 브룩필드가 대출금 3억1,860만 달러의 채무 상환을 못해 재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지난해 매물로 나왔었다.
부동산 전문매체인 더 리얼 딜은 “칸서스가 제시했던 1억4,500만 달러는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서 또 다른 기록일 될 뻔했다”며 “이는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LA를 비롯해 미국 내 오피스 부동산 시장은 최대 규모의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무디스 에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19.8%로, 2019년 말 12.1%였던 것에 비해 급등했다.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여파로 사무실 복귀가 지연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주 한국일보-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