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6일 중국 수뇌부와의 회동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을 압박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과 만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에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관여하도록 북한을 압박할 것”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위험한 행동은 잇따른 탄도 미사일 실험과 대남 위협 언사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이 러시아의 방위 산업에 활용되는 물자를 수출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의 지원이 없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중국이 이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우리가 다룰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거래를 계속 이어갈 경우 중국 측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현재 대(對)러 거래에 관여한 중국 시중 은행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을 지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안보를 위협한다”며 “중국은 냉전 종식 이래 유럽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러시아)을 지원하면서 유럽과 더 나은 관계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한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며 영유권 분쟁이 있는 도서 지역에서 중국이 필리핀 측에 위협적인 행동을 한 일을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함께 “태양광 패널, 전기차, 전기차용 배터리와 같은 21세기 경제를 주도할 핵심 이익 산업 등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산업 과잉 생산이 세계와 미국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이들 제품 세계 수요의 100% 이상을 시장에 쏟아내면서 경쟁을 해치고, 전 세계의 가계와 사업자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첫 미-중 회담을 향후 몇주 내에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며 “우리는 첨단 AI를 둘러싼 위험과 안전 우려, 그것을 다룰 최선의 방법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 밖에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대응과 관련해 중국에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펜타닐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화학약품과 장비를 판매하는 이들을 기소하는 등 중국이 추가 조치를 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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